사춘기 (四春期)

사춘기 (四春期)

사십대에 맞이하는 봄 四春期 (사춘기) 한 시대를 일인제국으로 평정한 조용필의 역사적 권위에 비견할 수 있는 유일한 자격을 지닌 여성 아티스트는 단연이선희일 것이다. 그녀는 2005년 봄에 펼쳐 놓은 열세번째노래의 향연으로 여제후로서의 그것을 완벽하게 증명한다. 90년대 이후디스코그래피 상으로 보면 7집부터 시작된 어쩔 수 없는 대중적 반응의 퇴조에도 불구하고이선희는 견인주의적인 자세로 자신의 음악적 내용을 집요하게 발전시켰다. '사십대에 맞이하는 봄' 의 의미를 은연중에 담고 있는 '사춘기' 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이번 13집은 그와 같은 내적 진화의첫 번째 비등점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10집부터 시작된 싱어-송라이터의면모가 완숙의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진정한 걸작이다. 물론 우리는 보컬리스트로 출발하여 자신의 음악의 주재자로 진화한 몇 안되는 여성 뮤지션의 목록을 알고 있다. 이상은과 한영애 그리고 장필순 등등. 하지만 이들은 언더그라운드의 영웅들의 보이지 않은 조력을 받았거나 스스로 언더그라운드로 걸어들어간 이들이다. 거품같은 인기를 상실하고 나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 비정한 주류의 경기장에서 예술가로서의 자기정체성을 연금한이선희의 경우는 대단히 예외적인 풍경이며 그래서 더욱 소중한 성과인 것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이 지점에서멈추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간다. 도탄에 빠진 지금-여기의한국의 대중음악사는 여성의 손에 의해 한뜸한뜸 만들어진 이 정교하고도 따뜻한 이 앨범에게 겸허하게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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