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熟悉的家,新的心 电鳗的新单曲<游泳池> 낡은 집, 새로운 마음 전기뱀장어 싱글 <수영장> ‘그렇게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대? 동화처럼?’ ‘싸움 한 번 안했을까. 어디 아픈 데도 없이?’ ‘늘 좋기만 하진 않았겠지 뭐.’ 수영장은 연인과 새 전셋집을 계약하면서 느꼈던 뭉클한 감정이 담긴 노래입니다. 기대와 행복은 추상적인 말이지만 내 손 안에 잡히는 주택 전세 계약서가 그것의 다른 이름일 때도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는 어설프고 초라한 시작이라고 얘기할지 몰라도 마음을 가득 채운 일렁이는 이 기분만큼은 밝고 투명하고 온전히 새것입니다. 집이라는 공간에는 참으로 많은 게 담기는 것 같습니다. 집이 생긴다는 건, 나와 내 소중한 사람의 인생을 넣어둘 만한 공간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씻고, 먹고, 자고, 기타를 연주하고, 팟캐스트를 들으며 카디건의 떨어진 단추를 바느질하는 그런 공간. 삐쩍 말랐던 길고양이가 어느덧 가족 구성원이 되어 전기 난로 앞에서 갸릉갸릉 거리는 그런 공간입니다. 그러니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다는 건 분명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일입니다. 신축 아파트든 낡은 빌라든 새로운 마음이 담긴 집은 언제나 새 집입니다. 새로운 공책을 펼친 듯 첫날은 역시나 산뜻하고 기분도 좋겠지요. 하지만 마냥 그렇진 않을 것입니다. 어떤 페이지는 불에 그을리기도 하고 또 어떤 페이지는 찢겨져 나가 영영 찾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르지요. 물론 소중한 것들의 목록을 꾹꾹 눌러쓴 그런 페이지도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파스텔톤의 안도감으로 채색한 페이지도 있을 거고요. 이렇게나 복잡하고 쉽지 않은 일인데,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낸다는 것은 언제나 축하 받고 박수 받아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는 모국을 떠나 핀란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은 종종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조용히 수영을 합니다. 천천히 물살을 가르는 주인공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낯선 나라에서의 새 출발을 위한 용기를 그러모으는, 그런 거 아니었을까요. 새 노래의 제목은 수영장입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 섞인 두려움은 마치 일렁이는 물처럼 금세 마음에 들어찹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이든 결국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 노래를 세상에 내보내는 이 시점도 그렇고, 다가오는 새해도 그렇습니다. 전기뱀장어 멤버들도 그렇고 새 노래를 기다려주신 여러분도 모두 그렇습니다. 혹시 모릅니다. ‘그렇게 영원히 행복’할 수 있을지도. 우리의 모든 시작에 이 노래가 작은 응원이 되길 바랍니다. 전기뱀장어 드림 [CREDIT] 전기뱀장어 ‘수영장’ THE ELECTRICEELS ‘Swimming Pool’ 작곡, 편곡, 프로듀싱: 전기뱀장어(이혜지, 김예슬, 황인경) 작사: 김예슬 베이스 : 이혜지 기타: 김예슬 기타, 노래: 황인경 드럼: 김진철 녹음: 김대성, 양하정, 최민성, 김시민, 김휘 @ 톤 스튜디오 믹싱: 김대성 @ 톤 스튜디오 마스터링: 김대성 @ 톤 스튜디오 사진, 아트워크: 이응 매니지먼트: 유어썸머 제작: 전기뱀장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