伯牙絶鉉(백아절현)
4집 이후, 1년 8개월만에 내놓는 이번 앨범명은 伯牙絶絃(백아절현) 지난해 1월 3일, 복싱 경기중 불의의 사고로 뇌사판정을 받고 장기기증 후 세상을 떠난 리쌍의 절친했던 벗 ‘세계 챔피언 복서 故최요삼’ 선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 동안 힘겨운 시간을 견뎌낸 그들의 깊은 슬픔과 그리움을 마치 그 옛날 伯牙가 거문고 줄을 끊은 심정으로 담아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투혼의 복서’로서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그를 향한 애도의 마음과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심정을 담은 추모곡 ‘챔피언’이다. 그가 살았던 치열한 삶과 그를 지켜주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한 노랫말이 차분한 멜로디와 개리 특유의 구슬픈 랩에 잘 어우러진 곡이다. 남산 시범아파트와 조치원 인근 체육관을 배경으로 촬영된 ‘챔피언’의 뮤직비디오는 故人이 챔피언이 되는 장면을 비롯한 생전의 경기장면부터 숨을 거둬가는 순간에 장기기증을 하는 장면에 이르기까지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의 생전 스파링 파트너이자 한국 챔피언 출신인 ‘전진만’선수가 故人의 대역으로 출연하여 복싱이라는 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이 따르는 운동인지를 직접 연기해주었고, 각별한 우정을 지켜왔던 리쌍의 ‘개리’ 도 연기에 임하며, 그를 잃은 슬픔과 애도의 마음을 표현해 가슴 뭉클한 그의 짤막한 일대기를 완성했다.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끝에 완성한 12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리쌍의 음악들이 항상 그러했듯이, 그들 특유의 짙고 진한 음악적 색깔이 묻어나는 곡들로 사랑, 이별보다는 거칠고 팍팍한 세상에 살고 있는 인간 군상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인생사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얽히고 설킨 우리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한층 깊어지고 섬세함이 더해진 ‘길’의 감성적인 멜로디와 삶에 대한 고독과 슬픔의 감정을 그 누구보다 잘 그려내는 ‘개리’ 의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가사로 다시 한번 풀어낸 이번 앨범 역시 수많은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이 겨울, 쓸쓸함과 공허함으로 텅빈 이들의 가슴에 위로와 희망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