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가요 다시부르기 4

근대가요 다시부르기 4

유정이의 가요 이야기 "리라꽃은 피건만" 김해운 (金海雲)이 작사하고 임원 (林園)이 노래하여 1938년에 발매된 [리라꽃은 피건만]은 리갈 상표를 달고 음반 번호 C437로 발매되었어요. 재즈송이라는 곡종명이 부기된 이 노래는 아코디언과 바이올린의 반주가 아름다운 탱고 곡이지요. 이 노래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마 이번에 처음으로 리메이크 되는 곡일 거예요. 처음에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떠난 임에 대한 그리움을 잔잔하면서도 애절하게 표현한 가수의 목소리가 좋았고, 이와 어우러진 아코디언과 바이올린 반주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코디언 연주가이신 심성락 선생님을 떠올렸지요. 그저 막연하게 선생님의 아코디언 반주에 맞추어 이 노래를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꿈은 우연한 기회에 운명처럼 이루어졌어요. 가수 최백호 선생님께서 소장님으로 계신 ‘한국음악발전소’에 갔다가 그곳에서 심성락 선생님을 위한 헌정 공연을 했던 것을 알게 된 거예요. 그렇게 한국음악발전소의 도움으로 심성락 선생님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여러 차례 선생님을 뵈면서 곱게, 그리고 곧게 나이 드신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었지요. 한편, 저는 "리라꽃은 피건만"의 작사자와 가수에 대해 더 알아봐야 했어요. 오늘날에 작사자나 작곡자가 예명이나 필명을 쓰는 것처럼, 광복 이전 작사자와 작곡자 중에도 필명을 본명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했어요. 문제는 한 사람이 여러 개의 필명을 쓰면서 필명에 대한 정리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죠. 이 노래를 작사한 김해운도 누구인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어요. 김해운은 오직 임원이 노래한 네 곡의 가사만 썼는데요, 그가 누구인지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가사지에 이 곡의 작곡자는 나와 있지 않고요, 편곡자만 일본인 니키 타키오 (仁木他喜雄: 1901-1958)라고 적혀 있어요. 가수 임원도 문제였어요. 광복 이전에 발매된 약 6,000여 곡의 대중가요 중에서 임원이라는 가수의 이름으로 발매된 곡은 6곡 정도인데 그 정체가 불분명 했어요. 인터넷에서는 '작곡자 손목인 (본명 손득렬 : 1913-1999)이 손안드레와 더불어 임원이라는 예명을 사용했다'고 적고 있더군요. 제 지인도 "리라꽃은 피건만"의 원곡을 듣고 손목인 선생님의 목소리라 하였고요. 실제로 손목인 선생님이 부르신 재즈송 "싱싱싱"과 비교하니 목소리가 비슷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것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었죠. 그래서 손목인 선생님의 사모님이자 재즈 가수로도 활동하셨던 오정심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어요. 처음에 오정심 선생님은 '임원'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셨어요. 그래도 노래를 들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는 말에, 노래를 들려 드리기 위해 선생님을 찾아갔죠. 선생님은 노래를 듣자마자 '손 선생님 목소리가 맞아!'하시며 소녀처럼 좋아하셨어요. 저 또한 임원의 정체를 확인했다는 생각에 기뻤죠. 오정심 선생님은 손목인 선생님이 젊은 시절에 탱고를 작곡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어쩌면 작곡도 손목인 선생님이 하셨을지 모른다 하셨어요. 하지만 증거가 없으니 지금으로서는 단정할 수 없는 노릇이죠. 손목인 선생님은 대중가요 작곡자로 이름을 날리셨지만 노래에도 남다른 재능을 지니고 계셨어요. 카루소의 발성법을 공부했고, 테스트를 받기 위해 친구와 현제명 선생님을 찾아갔다가, 현제명 선생님이 손목인 선생님의 손을 잡고 테너로 계속 정진하라며 격려해주었다는 일화도 전해지지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목인 (牧人)이라는 예명은 '목장이 마음의 고향'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예명이라는데, '임원 (林園)' 또한 '숲과 동산'이라는 뜻이니 '목인'이란 예명과 통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손목인 선생님은 아코디언을 좋아하셔서, 자신의 자서전에 '아코디언만 안으면 그 순간부터 나이를 잃어버립니다.'고 적고 있지요. 손목인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아코디언 소리를 심성락 선생님의 아코디언 소리로 재현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편곡은 변성용 교수님 (명지대전문대 실용음악학과)께서 기꺼이 맡아주셨고, 반주는 서울레코딩악단 (지휘 윤영인)이 해주었어요. 현재 남아 있는 가사지의 가사와 손목인 선생님이 노래할 때의 가사가 조금 다른데요, 노래에 맞추어서 가사를 정리했어요. 옛날식 발음은 현대적인 발음으로 고치고요. 그렇게 해서 남자이신 손목인 선생님께서 부른 "리라꽃은 피건만"이 여자인 제가 부른 2012년도 판 "리라꽃은 피건만"으로 다시 태어났답니다. 원곡이 당시로서는 세련된 편인데요, 다소 복고적인 냄새가 나는 이번 "리라꽃은 피건만"은 듣는 이에게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지 않을까 싶어요. 꽃은 피고 지고 계절은 오고 가도 떠난 그대는 올 줄 모르네요. 그저 꿈에서만 안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꿈인지요. 사무친 사랑, 기다리는 심사, 깊어가는 상처....... 부디 "리라꽃은 피건만"이 아주 작은 위로가 되기를! 떠난 그대와 기다리는 우리 모두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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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行时间: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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