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떼아떼(노란 수선화)
대중음악사학자이자 ‘노래하는 교수’로 알려진 단국대학교 장유정 교수가 디지털 싱글 (떼떼아떼)(부제: 노란 수선화)라는 창작곡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2012년부터 약 2년 동안 1930년대 재즈송을 다시 부르고, 그 노래들을 모아 장유정이 부르는 모던 조선: 1930년대 재즈송(2013년) 음반을 낸 지 3년 만이다. ‘떼떼 아 떼떼(tete-a-tete)’는 노란색의 작은 수선화를 일컫는 말인데, 이 노래에서는 ‘수선화’를 뜻하는 동시에 중독성 강한 재미있는 후렴구로 사용되었다. 4박자에 A minor로 이루어진 곡이나 전체를 아우르는 라틴 풍의 리듬이 노래를 흥겹고 경쾌하게 해준다. 이 노래를 작사하고 작곡한 윤영인은 기타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30인조 리코딩 오케스트라인 ‘서울 리코딩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다. (떼떼아떼)의 반주도 ‘서울 리코딩 오케스트라’가 해주었는데, 음악 경력이 평균 4,50년 되는 거장들의 참여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올 만하다. 강윤기(드럼)는 현재 ‘산울림’ 멤버로 활동 중이고, 가수 이승철의 30주년 공연에 합류해서 화제를 불러온 신현권(베이스)은 1968년부터 베이스를 시작해서 오늘날에 이른 명연주자이다. 김광석(기타)은 연 50회 이상 개인 콘서트를 열 정도로 지명도 있는 기타리스트이며, 박광민(기타)도 이틀에 한 번은 녹음실에 들어간다 할 정도로 대중가요 판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최승찬(키보드)은 작‧편곡가로 개인 녹음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여러 공연장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변성용(피아노) 역시 오래전부터 대중가요 편곡에서 일가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바쁜 와중에도 그룹 ‘파파스’로 라이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박영용(퍼커션)은 우리나라 리코딩 퍼커션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떼떼아떼)의 색소폰 버전도 연주한 김원용(색소폰)은 ‘한국음악실연자협회장’을 맡아 바쁜 중에도 색소폰이 포함된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90%를 그가 연주한다고 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동하(트럼펫)와 이한진(트롬본)은 “우리나라는 관악기가 취약하다”는 편견을 깨면서 TV, 공연(concert), 그리고 녹음 등을 통해 우리나라 브라스(brass)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람들이다. 심상원(스트링)은 KBS 교향악단원으로 있을 당시, 윤상의 (이별의 그늘) 간주 부분에서 바이올린 애드리브로 기존과 다른 대중음악의 차원을 열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윤영인은 이 노래를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뜬 아내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어느 날 늦은 저녁, 지인들과 헤어져 돌아오던 전철 안에서 우연히 아내 닮은 여인을 보자 1974년에 방영되었던 김자옥 주연의 연속극 (수선화)가 떠올랐고, 생전에 “당신은 수선화 같은 여자야”라고 말해주곤 했던 자신의 아내가 떠올랐던 것이다. 호기심에 수선화와 관련된 말들을 찾다가 이름만큼이나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떼떼 아 떼떼’를 만나 노래까지 만들게 되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며,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 낸다”는 말처럼, 노래를 통해 인연의 소중함과 사랑을 강조하고자 했다. 2012년, 장유정은 (리라꽃은 피건만)(1938년)을 다시 부르면서 심성락 선생의 아코디언 연주를 넣고 싶었고, 그 당시 윤영인의 지휘로 (리라꽃은 피건만)의 MR을 완성할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2016년, 화재로 잃은 심성락 선생의 아코디언을 사기 위한 소셜 펀딩이 이루어졌다. 그 때 모은 돈으로 열린 (다시 부는 바람의 노래)라는 감사 공연에서 장유정이 사회를 맡고 윤영인이 공연을 도와주면서 두 사람이 재회했다. 뒤풀이에서 윤영인이 “장 교수가 부를 노래가 있다”고 했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일이 진행되어 녹음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장유정은 이 노래를 통해 ‘흥겨움으로 위안 얻기’를 추구하고자 했다. 뭔가 짜증나고 답답하고 화나고 우울할 때, 이 노래를 들으며 잠시나마 즐겁고 신나기를, 그것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지언정 현실을 이기고 재충전해 나갈 수 있는 아주 작은 원천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했다. 아울러 ‘떼떼 아 떼떼’를 주문처럼 외우며 순수와 사랑과 인연의 소중함도 되새기기를. 아무리 세월이 빠르게 흐르고 세상이 무섭게 바뀌어도 순수와 사랑과 인연은 여전히 소중한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