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 Shade Chapter.2

Light & Shade Chapter.2

가장 낮은 곳에서 울리는 가장 찬란한 목소리 루시아(Lucia)가 전하는 노래 그 이상의 노래, 위안 그 이상의 위안 루시아 정규 3집 [Light & Shade] chapter.2 “과거의 나처럼 괴로운 처지에 놓여있고, 자기 상처를 도저히 스스로 치유할 줄 모르며 할 수도 없고, 지금 한 줄기 구원이 필요한 나와 같은 그 사람을 향해 온 마음으로 선한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습니다.” – Lucia 루시아(Lucia)가 1년여 만에 정규 3집 [Light & Shade] chapter.2를 선보인다. 2014년 5월 발매된 [Light & Shade] chapter.1에 이은 연작의 최종 결과물이다. 이로써 [Light & Shade]는 두 음반이 모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에피톤 프로젝트와 함께 작업한 1집 [자기만의 방], 자신만의 색으로 녹여낸 EP [Décalcomanie]와 [꽃그늘], [Light & Shade] chapter.1 등 굵직한 앨범 외에도, 루시아는 데뷔 후 1년에 1장 이상의 음반을 발매하며 누구보다도 숨가쁜 행보를 이어왔다. 루시아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들이 있었다. 어느덧 데뷔 5년차를 바라보는 그녀이지만 대중으로부터 기대했던 만큼의 피드백을 얻기까지는 꽤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절망과 불안감에 매듭을 지어준 것은 음악이었다. 진실하게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루시아는 어떤 상황에도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공고히 해왔다. 시간이 흐르며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과 음악이 이야기 거론되기 시작하자, 루시아는 자기 위안과 존재 증명을 위해 쓰고 부른 노래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내 좌절한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흘려보내는 매개체로서 자신의 음악이 쓰여지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두 장에 걸친 [Light & Shade]는 이러한 루시아의 확고한 철학이 온전히 담긴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쉽게 가 닿을 수 없는 철학적 주제를 담고 있는 듯 보이지만 [Light & Shade] chapter.2 앨범은 루시아 특유의 노련한 송라이팅으로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친숙한 넘버들로 구성되어졌다. 타이틀곡 ‘너의 존재 위에’는 루시아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들여 작업한 곡으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작은 깨달음이 노래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나누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노래다. 실패로 가득한 시간들 속에서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었을 때 만들어졌다는 이 곡은 인생이라는 기나긴 여행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찾아나서야 하는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두 번째 타이틀곡 ‘배워’는 이별이 주는 깊은 상실감과 아픔에 대한 곡이다. 루시아는 이 곡을 통해 남겨진 이가 느끼는 감정과 이별 후에 비로소 이해하게 된 것들을 노래하며, 억누를 뿐 직시하지 않았던 후회와 상처, 내면에 고인 눈물과 연민을 이끌어내는 화법을 통해 자신의 의도를 고스란히 노랫말에 녹여냈다. 떠나간 사람을 자신의 전부로 그리워한다는 내용의 애절한 가사는 격정적인 스트링 선율과 어우러지며 슬픔을 배가시킨다. 앨범의 첫 트랙인 ‘그대가 웃는데’는 사랑하는 이에게 어떤 불행과 절망에도 함께 할 것은 물론 자신을 온전히 내던질 것을 맹세하는 낭만적인 연서이다. 담담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시 구절 같은 가사는, 노래가 이어지는 내내 소중한 사람의 미소 짓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뭉근한 온기와 감동을 자아낸다. 반대로 짝사랑에 대한 애달픔을 표현하고 있는 ‘아플래’는 "오늘은 너를 사랑하고 아플래"라는 애절한 가사로 포문을 연다. 곡의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점점 고조되는 편곡은 연모하는 상대 앞에서 고스란히 삭일 수밖에 없는 뜨거운 열망을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깨가 또 맞닿을 때면 볼 안쪽을 짓 깨무는 나의 혼자 하는 짝사랑은"과 같은 루시아 특유의 섬세한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그 노래’는 "아무 희망조차 없고 잡을 손조차도 없던" 시절 자신을 위로했던 음악에 바치는 헌사 같은 곡으로, 삶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이에 대한 격려를 담아 인생을 한 곡의 노래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지금 한 줄기 구원이 필요한 누군가를 향해 노래로써 선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루시아의 속내가 자연스레 엿보이는 곡이다. 서머싯 몸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 ‘달과 6펜스’는 독특한 리듬감과 풍부한 아코디언 사운드 위에 루시아의 관능적인 보컬이 어우러져 환상적이고도 탐미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매력적인 트랙이다. 음악에 귀를 맡기고 온전히 푹 빠진 채 듣고 있자면, 마치 한 편의 극을 감상하듯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보컬을 포함한 전체의 악기들이 마치 등장인물처럼 각자 제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듯한 곡의 구성이 인상적이다. ‘외로워 본’은 삶의 숙명과도 같은 '외로움'을 노래한 곡이다. 삶의 궤도에 오른 사람 누구나 뼛속 깊이 자리 잡은 외로움을 안고 살아갈 테지만, 그것을 견뎌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기꺼이 삶의 일부로 끌어안겠다는 그녀의 고백은 "진정으로 외로워 본 사람만이 사랑하고 가슴 뜨거울 자격 있음을" 깨닫는 것으로 귀결된다. 무게감 있는 피아노에 더해진 팬 플루트 사운드는 공허하고 외로운 ‘어른의 기분’을 표현해낸다. 루시아의 유년시절에 대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트랙 ‘잿빛의 노래’는 “음악이 나의 조그만 방으로 왔다네 한 쪽 무릎을 꿇고 내 노래 위에 입 맞추며 묻네”와 같이 음악 자체를 의인화한 표현을 통해 노래 전반에 깔린 신비로움과 환상적인 느낌을 더한다. 음악을 통해 자신이 눌러왔던 그리움과 갈망의 깊이를 확인하며, 음악가로서의 삶을 천분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가사로 표현하고 있다. ‘닮은 사람’은 일상 속에서 아무런 대비 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별 것 아닌 계기로 문득 깨닫게 되는 헤어진 이에 대한 아득한 그리움을 담은 곡이다. 한때 사랑했던 이와 닮은 사람을 우연히 본 후 물밀듯 치밀어 오르는 그리움을 다시 확인한다는 내용의 이 노래는 애절한 가사와 서정적인 선율에 더해진 하모니카 연주, 루시아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겨울 특유의 시린 계절감과 어우러져 그리움의 감정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이제 슬픔은 우리를 어쩌지 못하리’는 그간 루시아가 선보여 왔던 철학적인 노랫말의 정수가 담긴 트랙으로, "강물도 흐르고 흘러 차 넘치면 바다로 향하듯 이제 슬픔도 넘치고 흘러 사라지네" "이제 슬픔은 우리를 어쩌지 못하리 더는 붙잡지 않으니 흘러 사라지네" 등의 가사는 마치 한 편의 시를 연상케 한다. 연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묘한 감정으로 지내는 두 남녀가 서로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는 애틋한 설렘을 담은 노래 ‘사이’는 헤르쯔 아날로그의 노래 ‘살고 있어’ 등에서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려주었던 파스텔뮤직의 신예 소수빈이 듀엣으로 참여해 루시아와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인 달콤한 러브송이다. 앨범의 가장 마지막 트랙 ‘강’은 어느 날 갑작스레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했던 화자의 표현할 길 없는 아픔을 풀어낸 곡이다. 화려한 스트링이나 코러스조차 없이, 루시아의 목소리와 피아노만으로 표현된 이 노래는 음반 전체를 통틀어 가장 단출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묵직한 슬픔이 배어있다. 그러나 그것은 처연함보다는 아름다움에 가깝게 느껴지며, 강물처럼 잔잔하게 듣는 이의 마음에 다가와서는 갑자기 불어나 한 순간에 범람한다. 이 곡을 통해 루시아는 슬픔의 감정도 아름다움이나, 그 이외의 가치 있는 것으로 얼마든지 승화시켜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다. 이처럼 [Light & Shade]로 이름 붙여진 두 장의 앨범을 통해 루시아는 빛과 그림자 또한 다양한 색채와 명암으로 직조된 삶이라는 거대한 작품의 일부이며, 그렇기에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좋은 것과 좋지 않은 것 또한 애써 구분하려 하지 말고 하나의 형태로써 받아들이자고 말한다. 이러한 철학적 깨달음은 음반 곳곳에 깃들어 가장 친숙한 방식으로, 부드럽지만 강하게 다가온다. 좌절과 두려움, 불안으로 가득했던 시절에 대한 그녀의 자기 고백은 이제 그 자신만의 깨달음에서 머물지 않고 상처받고 절망한 이들을 향한다. 그렇기에 이 앨범은 그들을 위한 목소리가 되고, 일으켜주는 따스한 손길이 되며, 노래 그 이상의 노래, 위안 그 이상의 위안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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